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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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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시대

저자
오영훈 저
출판사
유저북스
출판일
2026-01-30
등록일
2026-06-12
파일포맷
PDF
파일크기
17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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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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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주는 선택했다
따라가는 섬이 아니라, 먼저 가는 섬이 되기로

그 선택은 어느 날 갑자기 나온 결정이 아니었다. 순간의 판단도, 분위기에 떠밀린 선택도 아니었다. 오래 고민했고, 여러 번 따져봤다. 그러다 결국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미 기회는 몇 차례 지나갔고, 시간을 더 보내다 보면 선택할 수 있는 여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바람과 햇빛 같은 에너지도 충분했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청년들도 꾸준히 자라왔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에너지는 있었지만 마음대로 쓰기 어려웠고, 청년은 성장했지만 오래 머물 수 있는 자리는 부족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제도는 늘 뒤에서 설명만 덧붙였다. “아직은 어렵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말이 반복됐다.
제주는 늘 가능성이 많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 말은 칭찬처럼 들리면서도 늘 뒤에 조건이 붙었다. 지금은 아니라는 말,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말, 다른 지역이 먼저 한 다음에라는 말이었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언제나 차례는 뒤였다. 그 사이 시간은 흘렀고, 상황은 조금씩 굳어갔다.
문제는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었다. 구조가 잘못돼 있었다.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간을 벌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움직이자는 선택은 안전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제자리에 머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었다. 세상의 흐름은 이미 바뀌었는데, 그 안에서 제주의 자리는 점점 고정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를 바꿔야 제주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있어서는 성장동력은 약해지고 가능성은 사라져 갈 것이며 더 이상 제주를 바라보지 않을 것이란 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구조를 바꾸고 변화를 주도하며, 가능성을 더욱 키워야 인재와 기업이 제주를 찾고 투자가 이뤄진다. 이것은 곧 도민의 삶의 질, 행복을 키우는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금이 마지막 순간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뒤를 쫓는 대신 앞서 가기로 했다. 조정과 협의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움직이기로 했다. 실험을 반복하는 곳이 아니라, 기준을 만드는 길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하나의 정책으로 끝나지 않았다. 에너지와 디지털, 우주항공, 그리고 청년의 삶까지. 서로 다른 분야들이 따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향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속도를 늦추는 합의보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는 구조였다.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쉽게 멈출 수 없고, 되돌아가려면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안게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전환시대 : 제주형 미래산업 청사진』은 먼 미래를 상상하며 그린 책이 아니다. 언젠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어놓은 책도 아니다. 이미 시작된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에너지는 생활과 산업 속으로 들어가고 있고, 디지털은 행정과 의료, 농업과 관광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고 있다. 우주항공 역시 더 이상 보여주기 위한 상징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게 작동하는 기반이 되어가고 있다.
이 변화의 끝에 남아야 할 것은 큰 숫자나 화려한 성과가 아니다.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구조, 산업이 안에서 계속 돌 수 있는 질서, 그리고 뒤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선택이다. 제주는 이제 망설이지 않는다. 이미 방향을 정했고, 그 방향을 바꿀 이유도 없다.
최근 제주는 인구유출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제주로 전입해 오는 기업 숫자도 늘어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인지방소득세 세입도 2024년에 비해 2025년 122억 원 (28%) 증가했다. 지난해 말 준공된 제주지식산업센터가 문을 열자마자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비롯해 도내 12개사, 도외 13개사 등 25개사가 입주를 확정했다. 첨단바이오, 차세대에너지, 첨단디지털, 항공우주 등 제주도의 혁신 전략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직은 미약할지 몰라도 이는 제주의 산업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획기적인’ 청신호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길을 얼마나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는가의 문제다. 이 책은 바로 그 선택의 이유와, 그 선택이 만들어내고 있는 변화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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