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남자 이야기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만 바라보고 있어.
강 건넛산들이 출렁거리며 겹겹이 에워싸고 몰려오고 있어.
갑갑해.
온몸이 나른해.
내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야.
참 힘든 한 주였어.
직장에서 존경까진 바라지도 않아.
내가 알면 직장 내 다 아는 얘기지.
한마디로 정보의 끝판이야.
늙는다는 것은 밀려나는 거야.
용기는 줄고 지갑은 얇아지는 거지.
하지만 비극은 그래도 계속 직장에 나가야 한다는 거야.
왜냐면 늙은 남자들은 한 가정의 용병이니까 말이야.
계약해지 없는 거의 노예 수준의 용병이랄까?
순간 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심연처럼 고요해진다.
(본문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