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할 때 유언장을 쓴 이유
내 안의 현자를 어떻게 지금의 삶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내게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달리 말하면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무엇이 중요하고 우선순위인지 처절하게 묻고 돌아보며 지혜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끝의 지혜’를 발휘하는 시점이 정말 끝이라면 그 지혜는 실천으로 옮겨지기 힘들다는 점에 있다. 내 안의 지혜를 바탕으로 삶을 다르게 살아볼 수 있는 시간자원이 아직 내게 있어야 한다.
내가 아직 건강할 때 유언장을 쓴 이유이다. 내 안의 지혜, 일반적인 조언이 아닌 내 삶의 역사를 진정 이해한 나만을 위한 조언을 찾아내기 위해서. 그리고 그 조언을 바탕으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한번 다르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볼 기회를 내게 주기 위해서.
만약 내가 30대, 40대라면 39살, 49살에 쓴 나의 30대와 40대를 보내는 ‘유언장’을 미리 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누구에게나 30대, 40대는 10년의 유통기한으로 끝나기에. 미리 30대, 40대를 보내는 ‘유언장’을 써봐야 남은 30대, 40대를 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볼 기회가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