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흐름과 국제 관계
스페인이 몰락의 길을 걸은 것은 '시
대착오적 이념으로 시장을 억압'한
때문이다. 당시 유럽은 '종교개혁의
열풍'이 휩쓸고 있었다. 독일과 스위
스에서 시작된 신교는 북유럽과 네덜
란드, '필리페2세의 사돈 땅'인 스코
틀랜드까지 퍼지고 있었고, 영국은
'종교개혁도 없이 얼렁뚱땅 신교국
가'가 됐다. 프랑스도 신교의 세력이
만만치않았다. 그런가하면, 동방 오
스만투르크 제국과 북아프리카의 이
슬람 세력은 호시탐탐 유럽을 넘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은 '카
톨릭의 수호자'임을 자처했다. 유럽
전역에서 벌어진 '종교전쟁'에 거의
모두 군대를 보내야 했다. 아무리 해
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한들 감당하기
어려웠다. 특히 국내에서도 '종교탄
압을 극도로 강화'했다. 필리페2세는
왕궁을 수도원 및 무덤과 공유하도록
만들고, '카톨릭 유일신앙을 강제'했
다. 그 표적이 된 것이 유대인과 이슬
람 교도들이다. 이들은 왕실의 강요
에 따라 살아남기 위해 모두 카톨릭
으로 개종했지만 추방당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학살됐다. 종교도 문제
지만, '이들의 존재 자체'가 스페인 왕
에겐 기분이 나빴다. 유대인과 이슬
람이 없어지자, '스페인 경제도 붕
괴'됐다. 이들이 담당했던 금융업과
직물업 등이 모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