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붉은 훈장
스티븐 크레인의 『붉은 무공훈장(The Red Badge of Courage, 1895)』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젊은 북군 병사 ‘헨리 플레밍’의 심리적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쟁의 낭만적인 환상에 사로잡혀 입대한 헨리는 첫 전투의 공포에 직면하여 도망치는 자기의 모습에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 소심함과 자기 합리화 속에서 그는 자기의 행동을 변명하려 하지만, 전장에서 만난 다른 병사들과의 경험, 특히 부상 당한 채 죽어가는 키 큰 병사 짐 콘클린과 끈질긴 질문을 던지는 넝마주의 노인의 모습은 헨리에게 내면적인 갈등을 심화시킨다.
도망쳤다는 죄책감과 비겁함에 괴로워하던 헨리는 우연한 기회에 머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고, 동료들에게 전투에서 부상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진정한 용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끊임없이 존재한다. 다시 전투에 참여한 헨리는 이전과는 다른 적극적이고 용감한 모습을 보이며, 심지어 연대 깃발을 들고 돌격하는 영웅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