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서랍을 정리하다, 바삭한 종이 한 장이 손에 닿았다. 먼지가 소복이 앉은 그것은 15년 전 가족과 함께 만든 ‘보물 지도’였다. 초등학생이던 아이들과 둘러앉아 종이에 써 내려간 ‘갖고 싶고,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들’?그 시절 우리의 꿈이 담긴 목록이었다.<br /><br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저 장난처럼 시작했던 놀이 같은 일이었는데, 절반이 현실이 되어 있었다. 내 명의의 사업, 마라톤 풀코스, 지리산 종주, 박사과정, 아이들의 진로 코칭, 모녀 3대 크루즈 여행까지.<br /><br />인생은 참 알 수 없다는 말, 말이 맞았다. 그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왔을 뿐인데, 어느새 나는 내가 꿈꾸던 삶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10년전에 만났던 사람들과 지금 내 주위에 만나는 사람, 일 많이 변화하였다. 물론 좋은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늘어났다.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br /><br />1주일 1번 전자책 출판을 하기로 마음먹고, 매 주 나답게 살기 시리즈를 쓴다. 예전 자료나 사진을 끄집어 낸다. 바삭한 종이, 잊었던 종이에 다독 다독 나를 다독인다. 다시 그 종이를 꺼내 들고, ‘이후의 나’를 써 본다.<br /><br />인생 후반을 시작하며, 나는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쓴다.<br />이번엔, 나만의 손이 아닌 두 손을 써서 살아가려 한다.<br />‘빨간 손’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손, ‘파란 손’은 타인을 위한 손.<br /><br />이 두 손의 조화로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채우고 싶다.<br />그리고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보물 지도, 버킷리스트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