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점록 시인의 두 번째 시집『나 머물던 그 자리』(청어시인선 87)의 시편들은 아침 이슬만큼이나 투명
하다. 맑고 깨끗하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래서 그의 시는 꾸밈이 없다. 순수하다. 길가에 하얗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는 망초꽃 같다. 무리 지어 피어 있는 달개비꽃 같다. 돌담을 기어오르는 수줍은 메꽃 같다. 들여다볼수록 예쁘다. 오래 보면 사랑스럽다. 풀꽃 같다.
풀꽃 같은 그의 시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순박하지만 투명하고 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랑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일 것이다.
그리움은 지금은 없는, 부재(不在)에 대한 갈망이다. 그리움의 대상은 일반적으로 장소나 사람이 되는데, 오점록 시인의 시편들은 그것이 시인이 낳고 자란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고향은 다른 말로 어머니의 자궁이다. 어머니의 자궁, 즉 모태는 우리가 안식하고 싶은 궁극의 장소다. 산업시대에 태어나 객지를 떠돌 수밖에 없었던 오늘의 중년들, 그들은 어쩌면 이 시대의 또 다른 유목민(nomad)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유목민들에게 고향은 무한한 안식과 편안함을 준다.
오점록의 시는 그의 고향을 닮았다. 그의 고향에 있는 풀잎 같고 들꽃 같고 이슬 같으며 바람 같다. 그래서 그의 시어들은 맑고 투명하다.” - ‘서평’ 중에서
목차
1. 보리가 익어가는 고향
산촌(山村)에서 | 아영(阿英)
보리가 익어가는 고향 | 회향(回鄕)
마천양반? | 주막(酒幕)
그 시절의 노래 | 향수(鄕愁)
고향의 석양 | 임진각에서 | 청령포에서
고향 풍경 | 섬마을 선생님
아영국교 39회 동창 | 비로봉에서
오대산 전나무 | 북한산 나목들
아막성(阿幕城) 철쭉 | 안동 하회마을
금강산 건봉사 | 억새 | 시월에
뽕잎이 푸른 밤 | 지리산 흥부고을
2. 사랑해도 좋을까
콩 팔러 보낸 것 마냥 | 얌전한 걸음걸음이
사형제 | 부부 세배(歲拜) | 풋고추 종아리
고모님 | 새댁을 기다리며
눈 오는 밤 | 웃음소리 담장을 넘었을까
꽃다발 | 구절초 | 노인의 꽃
어느 이별가 | 단풍 | 이 가을에
포장마차 | 꽃지 저녁노을
사랑해도 좋을까 | 맑은소리
박꽃은 피고 | 공원의 야경
단풍처럼 익어간다 | 산안개
동백꽃 | 그날 밤
침묵으로 보고 싶다
3. 매미의 청혼가
봄비의 사랑 | 冬있으니 春
유아(幼兒)의 미소 | 꽃비 맞으며?
봄의 문턱에서 | 나뭇잎 | 매미의 청혼가
동백섬 | 해변의 밤바다 | 안개비
황사, 국경을 넘다 | 맑은 물
빗소리 | 장마 | 홍수
구멍 난 하늘 | 한 잔의 차 향기
벼 이삭의 시름 | 수마(水魔)
시월은 어디로 가나 | 잎새는 울어
비에 젖은 단풍잎 | 낙엽
겨울나기 | 사계(四季)
4. 지리산 연가
국악 한 마당 | 고인(古印)마을
청계(淸溪)마을 | 선사시대 암사동엔
전등사 | 돈맥경화
굴레 | 꺾지나 마오 | 암벽 등반
좋은 친구 | 둥지 | 세상살이
엇박자 가족 | 소래포구에서
무릎 | 바다낚시
강산은 나를 잊지 않았다 | 세상사
생각의 차이 | 어느 선거
거울 속의 타인 | 파도
내가 좋아하는 별 | 밥그릇 전쟁
장단점 | 시 한 편
|서평|
아영(阿英)에서 온 풀꽃 편지 -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