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야네 일기
모처럼 만난 친구와 점심식사를 마치고
친구가 보여준 자기 아버지의 지갑
그 안에서 웃고 계시는 친구의 부모님 얼굴을 봤습니다.
`돌아가신 지 꽤 되셨는데.`
지갑 속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친구가 지갑을 닫습니다.
자기를 쳐다보는 내 시선이 조금 쑥스러웠나봅니다.
제 옆에서 걷는 친구의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아빠, 엄마를 만나고 보니 행복했나 봅니다.
내 친구 나이 중년.
그의 부모님은 수년 전에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아직도 `아빠, 엄마`를 부릅니다.
너도 벌써 중년이라고, 어깨를 툭 치며 얘기를 해줘도
친구는 웃는 얼굴로 다시 쳐다봅니다.
"아빠, 엄마를 부르면서 내 아이를 더 사랑하게 돼."
그러고 보니,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계시는데,
어머니만 계시는데,
어머니의 주름살 안에 담긴 지나온 추억
흰머리카락 뽑아드리며 받던 100원짜리가 야속합니다.
100원짜리 동전이 어머니를 더 늙게 만들었으니까요.
그 이후,
가족 사진을 지갑에 넣었답니다.
[희야네 일기]에
아빠, 엄마가 될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 엄마가 들려주는 '사랑'을 담았습니다.
가족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