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의 풍광
나는 어느 친우의 권유로 봄에 와서 한 여름을 해인사에서 나게 되었다. 경부선을 타고 대구에서 내려 역전에 있는 자동차부에서 해인사행 자동차를 타면 고령(高靈), 야로(冶爐) 등지를 거쳐 약 3시간 만에 홍류동(紅流洞) 동구에서 내리게 된다.
홍류동 입구 우편 석벽(石壁)에는 우리 사상에 유명한 최고운(崔孤雲) 선생의 홍류동 시(詩),
물은 미친 듯이 첩첩이 쌓인 바위를 치며 산을 울리어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사람들이 하는 말을 지척에서도 분간하기 어렵네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시비하는 소리가 귀에 들릴까 늘 두려워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흐르는 물길로 산을 완전히 에워싸게 했네 故敎流水盡聲山[고교류수진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