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하루만 떠났다 돌아와
처음 맞이한 세상처럼 살아가면 된다.
그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있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1시간 30분이면 닿는 곳,
주문도.
소박하니 정겹고 집집마다 꽃 화분 서너 개 씩은 있는 섬,
자연 속에 살면서 마당에 꽃을 담뿍 들여놓은 섬.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다.
적어도 내 기준은 그렇다.
그들은 마음조차 풍성하다.
초록 들판의 논둑을 왁자하게 지나고
밤 마실 나서는 외지 사람조차 감싸 안는다.
여러 날이지 않아도 된다.
슬리퍼 끌며 걷고 걸어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길가에 앉아 마늘을 까는 아낙과 수다를 한 판 떨어도 좋고
털털거리는 경운기를 얻어 타고 섬 일주를 해봄도 좋다.
섬을 나설 때가 되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지금 떠나라!. 주문도로.
목차
목차
-설렘을 안고 떠나다-
비우고 비우려고
이야기를 나눠도 좋고
풍경 속 풍경
비 님이 내리는 날은
작은 스티로품에
마주보며 간다는 것
내 감정이
배에서 내리면
때론 덜컹거리고
바다,너 참
땅을 허투루
부모 같다
이 섬에
100살이 가까워지는
욕심 없는
낮게 피어
옛 것과
-바다가 그리는 그림-
길잡이 섬이다
비릿한 내음과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물 찰랑 차거든
아이처럼 즐겁다
쩍쩍 갈라진
가끔 흔들릴 때
사람에 시달릴 때
꼭 하나여야 되는 것
기다림이다
갈매기 한 마리
바다 길로 들어서다
재고 다시 재 볼
육지 사람은
먼 곳을 향해
가볍게 올라 쳤다
교회 종탑의
파도가 오가는 소리
구름이 깍지 낀 팔로
커브 길을 돌았을 뿐
-마을에서 만난 풍경-
채송화와 해바라기
눈길을 잡아 끄는
둘의 관계를
집 앞이 바다인 그녀
여차하면
마을을 어슬렁
빗물에 젖은
오래되고 낡아도
어둑하게
누구는 수줍어
헐렁한 옷차림으로
물결치던 고통
아무리 채근을 해도
아무도 들이지 않겠다던
빈집을
곱기로 말하면
몸은 바다에
온 섬을 기웃거리다
평온함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