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피스트리 방
「태피스트리 방 The Tapestried Chamber」(1828)
고풍스러운 성, 그중에서도 폐쇄성이 가장 강한 태피스트리로 장식한 방,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그림자, 초자연 현상 등 고딕 요소들이 잘 갖춰진 작품. 지금은 흔하고 전형적이지만 2백 년 전 발표 당시에는 고딕의 선구적인 작품으로 현대 유령 소설의 모태라는 평도 받는다. 1828년 연간문예지 《킵세이크 Keepsake》에 발표했다.
미국독립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영국인 브라운 장군은 업무 차 잉글랜드 서부를 여행하다가 기막히게 아름다운 옛 성을 발견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성의 주인은 청소년 시절과 대학 시절 절친이었던 우드빌 경. 오랜만에 재회하는 두 친구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그런데 외견상 규모에 비해 성에는 방이 부족한 관계로 지금까지 폐쇄되었던 독특한 태피스트리 방이 브라운 장군의 숙소로 배정된다.
스콧이 (우드빌 경을 내세워) 냉철한 판단력과 용기를 지닌 전직군인을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노출시키는 의도는 어느 정도 분명하다. 이성과 초자연의 대립을 통해 이성의 한계를 실험하고 초자연성을 이성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기발하거나 강렬한 반전은 없지만 고딕의 읽을거리를 무난히 제공하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