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2020 한국근대문학선: 일기

2020 한국근대문학선: 일기

저자
이효석
출판사
도디드
출판일
2020-04-02
등록일
2021-01-2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MB
공급사
교보문고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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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며칠 전부터 거리에 유숙하고 있는 순회극단의 단장의 딸인 여배우가 지난날 아침 여관 방에서 돌연 해산을 하였으나 달이 차지 못한 산아는 산후 즉시 목숨이 꺼져 버렸다는―근래의 소식을 우연히 아내에게서 듣고 나는 아침 내내 그 생각에 잠겼다.

여배우는 그 전날 밤까지도 무대에 섰다 하니 오랫동안의 불여의한 지방순회에 끌려 다니느라고 기차에 흔들리고 무대에 피곤한 끝에 그 참경을 당하였음이 확실하다. 어린 시체를 동무들과 함께 근처 산에 묻고 온 산아의 아비인 남배우는 울적한 심사를 못이기면서도 저녁 연극이 시작되려 할 때(낯설은 곳에 핏덩어리를 묻은 오늘 오히려 무대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누나) 탄식하고 그의 역편인 《아리랑》의 주연의 화장으로 힘없는 얼굴의 표정을 감추었다고 전한다.

열 일곱밖에는 안된 영락의 여배우와 그의 애인인 낙백의 남배우―나는 웬일인지 루놀망의 《낙오자의 무리》를 문득 생각하며 두 사람을 그 작품속에 「그 여자」와 「그」에게 비겨도 보았다. 학교에서는 훈화가 있어 학생들에게 관극을 금하였다. 나는 두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수록에 그 조그만 극단의 생활을 위협하는 결과가 되는 나의 「교육」의 직무를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필 이날에 시작된 것은 아니나 이런 생각에서 오는 우울도 덮쳐서 나는 이날 유심히고 출근의 길이 울가망하고 싫은 것이었다.

기어코 좋은 일은 없었다. 나는 이날을 「흉일」로 기억하게 되었다.

아침 수업이 막 시작되려할 무렵에 급사가 놀라운 소식을 가지고 직원실로 뛰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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