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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경애
출판사
포르투나
출판일
2020-08-28
등록일
2021-01-2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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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렴풋이 잠이 들었을 때 중얼중얼하는 소리에 수방이는 가만히 정신을 차려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래서 그는 포로로 눈이 감기다가 푸루룽하는 바람소리에 그는 또다시 눈을 번쩍 떠서 문켠을 바라보았다. '아이 저 바람 저것을 어쩌나!' 무의식간에 이렇게 중얼거리며 밤사이에 많이 떨어졌을 사과와 복숭아를 생각하였다. 이 생각을 하니 웬일인지 기뻤다. 무엇보다도 덜 익은 것이나마 배껏 먹을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번 바람에 저 실과가 다 떨어질 터이니……"
"그러니 내 말이 그말이얘요. 실과도 돈 값어치가 못 되고 채마니 뭐 변변하오. 그러니까 일꾼을 줄여야 하지 않겠수."
"글쎄 나도 그런 생각이여. 그러나 지금 배추밭 부침 때가 아닌가. 그러니……"
"그게 뭐 걱정이 되어요. 배추밭 부침이나 해놓고 나서 내보내지."
"그럴까?"
"그러면요"
수방이는 어느덧 졸음이 홀랑 달아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누구를 내어보내려누. 맹서방이 안 될는지 혹은 추서방인지…… 아이 누굴까? 하고 귀를 기울이나 그들은 잠잠하고 숨소리만 높을 뿐이다.
어느 때인가 깜짝 놀라 깨니,
"수방아 어서 밥 지어!"
어머니의 음성이다. 그는 펄쩍 일어는 나면서도 눈이 자꾸만 감겨지며 정신차릴 수가 없었다.
"이애 얼른."
그가 재차 놀라보니 문턱을 집고 자고 있었다.
"이놈의 계집애, 또 한 개 붙여 주어야 일어날 모양이구나!"
지정이 저르릉 울린다. 그는 그제야 안타깝게 감겨지는 눈을 손으로 부벼치며 문밖으로 나왔다.
산뜻한 바람이 그의 앞머리칼을 살랑살랑 흔들어 주었다. 그는 적이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심히 하늘을 쳐다보며는 '언제나 잠을 실컷 자보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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