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9월
「가문 9월」도 앞서 소개한 「에밀리를 위한 장미」, 「사냥개」처럼 포크너의 가상공간 요크나파토파 카운티를 배경으로 한다.
마을에 떠도는 음침한 소문도 그것에 대응하는 군중의 방식도 포크너의 다른 작품에서처럼 낯설지 않다. 다만 이 단편 「가문 9월」에서는 소문도 군중의식에 깔려 있는 인종차별도 좀 더 노골적이고 섬뜩하다. 62일째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심각한 더위와 가뭄의 한복판, 백인 여자가 흑인 남자한테 겁탈을 당했다는 소문이 나돈다.
먼저 진상을 알아본 뒤 법대로 처리하자는 목소리는 무시되고, 처단과 보복이라는 구실로 흑인에 대한 집단 린치가 예고된다. 피해 여성이라는 “미스 미니”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합리적 의심은 간과되는 반면, 백인 대다수는 가해자가 흑인이기 때문에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보복이든 마땅하다고 여긴다. 지독한 가뭄이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 그 이상의 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