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불씨가 집을 삼킨다
인간의 마음속에 남몰래 피어오른 미움이라는 불씨는 참으로 기이하고도 잔혹한 성질을 지녔다. 초기에 다스리지 못하고 방치해 버린 작은 증오는 서서히 몸집을 불려, 결국 자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평생을 피땀 흘려 일궈온 삶의 터전마저 모조리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탐욕스러운 화마로 돌변하고 마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남긴 이 서늘하고도 아름다운 서사는, 인간이 얼마나 아둔한 고집으로 스스로의 삶을 파괴해 들어가는지, 그리고 그 처참한 절망의 폐허 위에서 어떻게 다시금 구원의 싹을 틔워내는지를 심도 깊게 그려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