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라는 말에 대하여
들어가는 말
내 비록 장자(莊子)는 아니지만 적어도 장녀(長女)로서 호접춘몽(胡蝶春夢)을 논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은 남들 먹는 만큼 절대 빠지지 않고 잘 먹어대지만 30년 정도 소식좌(小食座)로 살아오면서 가장 배부르게 먹어온 것은 바로 나이가 아닐까 하노라~~
그건 문득 내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 속 엄마 나이보다 지금 내 나이가 더 많단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귀찮은 화장을 하면서 들여다보는 거울 속에서 내 얼굴보다 엄마얼굴이 더 많이 보이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맨 처음 나이가 들었다고 의식하게 된 계기는 백설기였다. 나는 떡보다 빵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백설기가 그리 반가운 간식이 아니었는데 어라 이게 뭔일이래? 내가 백설기에 콕콕 박힌 서리태콩을 빼먹고 있더이다.
그렇게 싫어했던 콩을 골라먹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것도 잠시, 지금 나는 검은콩을 무지 좋아하는 그리고 다른 콩들과 두부, 두유까지 죄다 좋아하는 ‘콩처돌이’이자 ‘콩성애자’가 되어 버렸단 걸 실감하며 살고 있다.
이런 젼ㅊㆍ로...-내 나이가 포함된- 나이라는 일상적 언어의 의미에 대해 다르게 훑어보기, 새롭게 짚어보기, 깊숙하게 살펴보기를 하면서 나이라는 말을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ㅎㆍㅭ ㅼㆍㄹㆍ미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