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37년 『여성』 2월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도시로 살길을 찾아 유랑해 온 이농민 부부의 절망적인 삶의 모습은 그린 작품이다. 「땡볕」은 1930년대 농촌에서 살기 어려워 도시로 이주한 도시 하층민, 도시의 따라지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형상화하고 있다.
“덕순은 배부른 아내를 지게에 지고 땡볕이 내리쬐는 날, 비탈길을 올라간다. 덕순은 병원에서 먹여주고 병을 고쳐주고 월급도 준다는 말에 아내의 병은 돈으로 얼마나 쳐줄 것인가 골몰한다. 물어물어 대학병원을 찾아가 기다리다가 겨우 순서가 되어 진찰을 받았는데, 진단을 한 의사는 간호부에게 엉뚱한 소리를 한다. 뱃속에 죽어 있는 아기를 빨리 수술을 안 하면 산모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 말에 덕순은 먹여주고 월급을 주지 않느냐고 물었다가 무안만 당한다. 덕순은 다시 지게에 배부른 아내를 싣고 온 길을 되돌아가는데……”
저자소개
저자 : 김유정
소설가. 강원도 춘성군 신남면 증리에서 출생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은 후 지속된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다. 1929년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연희전문 문과를 중퇴하였다. 낙제, 제적, 자퇴 등으로 인해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두 여자를 사랑했으나 결국 짝사랑에 그치고 말았다. 게다가 실업자로 지내던 그를 위해 친구들이 구직 운동에 나선 일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 창작에는 빛나는 재능을 보였다. 문인 친구들과 교분도 두터웠다. 특히 구인회 멤버인 이상, 현덕과 친했다. 1935년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이후 몇 년 동안 「금 따는 콩밭」(1935), 「만무방」(1935), 「산골」(1935), 「가을」(1936), 「따라지」(1937) 등 30여 편의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주로 소작인, 떠돌이 농민 마름, 들병이, 몸종, 카페 여급, 기생 등 하층민의 삶에 관심을 두었다. 토속적인 언어를 사용한 「동백꽃」, 「봄봄」에서는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보여주었다. 늑막염, 폐결핵, 결핵성 치루 등 거의 평생을 병마와 싸우다가 스물아홉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