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35년 『조광』에 발표한 단편 소설. 혼인을 핑계로 일만 시키는 교활한 장인과 그런 장인에게 반발하면서도 끝내 이용당하는 우직하고 어리숙한 머슴 ‘나’의 갈등을 해학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은 농촌 사회의 구조적 모순의 일면을 주로 데릴사위와 마름인 장인의 대립 관계를 통해 그린다.
“데릴사위로 들어와서 결혼시켜 주기만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는 주인공 ‘나’는 순박한 인물이다. 장인은 딸이 자라면 성례(成禮)를 시켜 준다는 계약으로 3년 7개월이나 보수 한 푼 안 주고 ‘나’를 부려 먹는다. 성례를 요구하면 그는 키 안 크는 딸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룬다. 점순이의 키가 덜 자랐다는 핑계로 결혼을 승낙하지 않자 주인공은 장인이 될 봉필의 사타구니를 잡는다. 결국 봉필은 사위가 될 사람에게 할아버지라고 비명을 지르다가 안 되자 점순이를 부른다. 점순이가 ‘나’에게 달려들어 귀를 잡아당기며 우는 걸 보면서, '나'는 그녀의 알 수 없는 태도에 넋을 잃는데……”
저자소개
저자 : 김유정
소설가. 강원도 춘성군 신남면 증리에서 출생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은 후 지속된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다. 1929년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연희전문 문과를 중퇴하였다. 낙제, 제적, 자퇴 등으로 인해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두 여자를 사랑했으나 결국 짝사랑에 그치고 말았다. 게다가 실업자로 지내던 그를 위해 친구들이 구직 운동에 나선 일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 창작에는 빛나는 재능을 보였다. 문인 친구들과 교분도 두터웠다. 특히 구인회 멤버인 이상, 현덕과 친했다. 1935년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이후 몇 년 동안 「금 따는 콩밭」(1935), 「만무방」(1935), 「산골」(1935), 「가을」(1936), 「따라지」(1937) 등 30여 편의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주로 소작인, 떠돌이 농민 마름, 들병이, 몸종, 카페 여급, 기생 등 하층민의 삶에 관심을 두었다. 토속적인 언어를 사용한 「동백꽃」, 「봄봄」에서는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보여주었다. 늑막염, 폐결핵, 결핵성 치루 등 거의 평생을 병마와 싸우다가 스물아홉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